‘손으로 쥐어짜다’라는 뜻의 일본어 시보리는 다채롭고 매혹적인 컬러와 디자인, 그리고 패턴을 표현할 수 있는 기법입니다.
8세기 일본에서 등장한 시보리는 교토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가장 큰 섬, 혼슈에 위치한 교토는 깨끗한 물과 강이 흐르는 곳이며, 많은
사람들이 시보리 워크샵을 시작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준
곳이기도 합니다. 수 세기가 지나 장인 카즈키 타바타 또한 교토에서 영감을 받아서 수작업 염색 기법을 작업실 타바타 시보리에서 작업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운드 엔지니어링 분야에 종사했던 카즈키는 삼촌이 돌아가신 후, 가업을 물려받고 시보리를 이어나가게 되었습니다. 카즈키는 버려질 뻔한 염색 도구로 시보리 기법을
독학했으며, 이전에 배웠던 음향과 조명 기술을 접목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전통 속에 지혜와 기술, 시행착오, 그리고 선조들의 열정이 담겨 있다고 느껴요.’
오래된 전통 기법을 보존하기 위해 카즈키는 직물을 실로 묶고 플라스틱으로 감싸는 방염 기법 보센(防染)과 수작업을 통해 패턴을 만드는 것에 집중합니다. ‘이 과정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지만, 전통 기법에는
이야기와 의미가 담겨 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장인 정신을 인정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카즈키는 시보리 염색이 직물에 적용 가능한 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면이나 리넨, 실크와 같이 염료가 잘 스며드는 소재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원단을 묶어서 만드는 패턴이나 형태와 다르게,
카즈키는 우산 모양의 카사 마키 시보리, 모자를 닮은 보시 시보리, 눈송이 같은 유키하나 시보리, 묶인 형태가 문어를 닮은 타코 보시 시보리 등 독창적인 기법을
전문적으로 다룹니다. 그리고 사계절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본의 전통적인 색채를 바탕으로 염료를 사용합니다.
일생을 시보리에 헌신한 카즈키는 미래를 위해 전통 기술을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계와 컴퓨터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시대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시보리 기법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시보리에 대해 배울 수 있게 돼요. 전통은 시대에 맞게 적응하면서 발전해 나간다고 생각해요.’
시보리의 전통과 COS와의 협업에서 여성,
남성, 액세서리
컬렉션으로 선보이는 아트워크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기계와 컴퓨터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에도 미래 세대를 위해 시보리 기법을 보존해야 해요.’
시보리의 시작 단계
‘장인들이 나이 들고 시보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후계자를 찾기 힘들어졌어요. 아버지의 삼촌이 돌아가시면서 운영하고 계시던 시보리 사업과 도구들은 고모가 처분할
예정이었어요. 그렇지만 제 생각엔 낭비 같았죠.
사람과 전통마저 사라진다면 모든 게 끝난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제가 이 일을 이어나가야겠다고 다짐했죠. 그래서 고모한테 시보리 도구를 버리지 말아
달라고 했고, 그때부터 시보리 장인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작업 과정
‘시보리 염색은 수작업을 통해 진행돼요. 한 사람마다 제작할 수 있는 개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작품 하나하나는 더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죠. 그렇지만, 최근 들어
수작업이 간과되고 있는 것 같고, 결국 시보리도 기계를
통해 대량 생산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비용을 줄이면서 더 많은 양을 생산하기 위해서 그렇겠죠. 전통 기법에는 이야기와 의미가 담겨 있어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장인 정신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전통 보존
‘전통에는 지혜와 기술, 시행착오, 그리고 선조들의 열정이 담겨 있어요. 시보리 염색을 통해 수작업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패턴을 나타낼 수 있어요. 기계와 컴퓨터로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이지만, 미래 세대를 위해
시보리 염색을 보존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우연성
‘이번 컬렉션에서 유키하나 시보리(눈송이 시보리)와 테스지 시보리(수작업으로 한 땀씩 놓은 시보리) 기법을 사용했어요. 두 기법 모두 우연하게 발생하는 패턴이
특징이라 완료되기 전까지는 어떤 형태가 나올지 알 수
없어요. 원하는 패턴이 나올 때까지 원단을 여러 번 염색하는 과정을 거쳐 작업을 완성하죠.’
협업
‘제작 과정에서 묵묵히 일하는 분들과 팀이 될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수작업으로 시보리를 제작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적이라 일본이나 교토에 국한된 경우가
많죠. 그렇지만 COS와의 협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시보리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기뻐요.’
‘이번 컬렉션에서 자연스럽게 번지는 염색 기법을 사용해 아름다운 시보리 패턴을 완성했어요.’
Q&A
교토에서 가볼 만한 곳이 있다면 어디인가요?
게이호쿠, 아야베, 히요시, 미야마에서 사계절을 느껴보세요.
작업실에서 어떤 음악을 들으시나요?
옛날 애니메이션부터 최신 애니메이션 음악까지 듣는 편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일본 영화는 무엇인가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신공룡이에요.
아들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요?
제 삶의 원동력이죠.
크리스토퍼 프린스 (Christopher Prince) 글
스테판 도테르(Stefan Dotter)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