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로운 전통을 세워나가는 마티 벤틸리온
전통적인 페어 아일 니트를 계승해 제작하는 디자이너 마티 벤틸리온과 함께한 인터뷰를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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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와의 협업에서 페어 아일 기법을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니트웨어를 제작했어요.’
셰틀랜드 제도 (Shetland Islands)의 폭풍우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겨울 시즌 니트웨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평균 풍속은 45mph였어요.’ 전직 건축가 마티 벤틸리온 (Mati Ventrillon)은 영상 통화에서 위와 같은 대화로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페어 아일(Fair Isle)에서 삶의 리듬은 자연에 의해 결정돼요. 편지 부치는 것도 자연의 상태에 따라 방해받을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먼저 계획하는 습관이 생겼지만, 가장 큰 교훈은 바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에요. 왜냐하면 삶은 계속되고 결과적으로 어떤 것도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죠.’
마티 벤틸리온은 2006년에 섬으로 이사한 후 새로운 생활 방식을 수용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런던에서 도망쳐온 건 아니었어요. 사실 도시 생활을 꽤 좋아했거든요. 그렇지만, 여기 머물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방해 요소가 적기 때문에 기술 발전에 전념할 수 있어요.’
마티는 섬에 얼마 남지 않는 페어 아일 니트웨어 디자이너입니다. 페어 아일 협동조합 (Fair Isle Trading Cooperative)이 2011년 해산되었을 때, 그녀는 페어 아일 전통 기술을 보존해야 했습니다. 영국 비즈니스 멘토링 프로그램 덕분에 마티는 자신의 브랜드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시즌 마티는 COS와의 협업을 통해 페스티브 니트 디자인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했으며, 혁신적인 접근 방식과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반영했습니다. 니트 아이템은 책임 있는 울 소재를 사용했으며 특별한 디자인 모티프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마티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COS와의 협업과 디자인 프로세스, 그리고 페어 아일 니트의 전통적인 헤리티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Mati Ventrillon
© Mati Ventrillon
전통 기법의 보존
‘2011년에 페어 아일 협동조합에서 근무하며 페어 아일 니트 기법을 정말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니트 기법과 모티프, 역사에 대해 잘 알게 되었죠. 페어 아일과 같은 전통적인 분야에서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고민했어요.
페어 아일 섬과 아무 관련이 없는 이방인으로서 전통 기술을 어떻게 세상에 보여줄 수 있을지 생각했죠. 고민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대영 박물관에 가서 중국 수묵화가의 전시를 감상했어요. 전시의 서문에는 “전통이란 새로운 땅을 향해 나아가는 강물과 같다”라고 적혀있었어요. 문제의 해답을 찾은 순간이었죠. 제 자신과 배경이 전통에 연관되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 스스로 전통 기술을 연마하고 작업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페어 아일 기법
‘전통적인 페어 아일 니트는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패턴을 사용해 제작한 핸드메이드 아이템이에요. 페어 아일 패턴을 재현하려면 전통적인 제작 기법을 기반으로 작업하면 되는데, 여기에는 한 줄에 두 가지의 컬러만 사용해 모티프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며 모티프는 전체적으로 디자인을 봤을 때 반복되면 안 되죠. 이러한 점이 페어 아일 니트의 대표적인 특징이에요.’
페어 아일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마티 벤틸리온, © Mati Ventrillon
‘전통이란 새로운 땅을 향해 나아가는 강물과 같다는 말을 보고 문제의 해답을 찾았어요. 그래서 계속 제작 기술을 연습하며 발전해나가려고 노력해요.’
제작 과정
‘전통적인 접근 방식으로 컬렉션을 제작하려고 해요. 모티프의 유형은 19세기와 20세기 초 스타일을 기반으로 하며, 비스포크 컬렉션과 콜라보레이션을 위해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지만 동시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죠. 제가 하는 모든 니트 작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건축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어요. 건축을 통해 미학, 색상, 형태 및 모양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었고, 사물을 지속적으로 조화시킬 수 있도록 연습했어요. 이 점이 새로운 패턴을 구상할 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COS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페어 아일 니트
‘페어 아일 기법의 전통을 기념해 미니멀한 모티프를 만들었어요. 전통적인 디자인의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이런 패턴은 큰 모티프 사이의 테두리로 사용되지만, 크기를 작게 만드는 대신 강조해서 디자인 포인트를 더했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COS와 함께 진행할 수 있어서 뜻깊었어요. 소규모 브랜드와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점이 대단하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목표
'차세대 페어 아일 니트웨어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고 싶어요. 또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대학과 협력하여 졸업생들에게 페어 아일 섬의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주고 싶어요. 이를 통해 연구, 실습 또는 예술 프로젝트를 위한 장소를 제공할 수 있을 거예요.’
